면허학원 두 번째 날.

어제 집에가서 진짜 기절했더니 기능시험 내용이 까마득했다.

오늘도 역시나 아침 7시 20분에 차를 타고 9시가 되지 않게 도착했다.

 

오늘따라 날씨가 너무 추웠는데 난로가 오래된 건지 가스만 나오고 연기가 폴폴 나서 사장님(?)이 꺼버렸다. 

사무실은 따뜻하던데 사무실과 대기실 사이의 문을 항상 닫아두고 있고, 학생 대기실은 난방을 해주지 않아서 너무 추웠다. 

겨울에 면허따러 오면 너무 추울 것 같아ㅠ
에어컨이 없었는데 여름에는 너무 더울 것 같고ㅠ

사무실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용무가 없을 때는 출입을 제한해달라는 안내가 있어서,,, 

다른 건 다 상관없는데 진짜 추운 건 너무 싫었다.

 

 

 

9시 10분이 되어 오늘도 어김없이 지문을 스캔하고 남은 기능 수업 한 시간을 들으러 갔다.

어제와 다른 선생님이었지만, 연습이 한 시간밖에 없어서 나의 실수에 답답해하셨지만, 그래도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사실 첫 날에는 가자마자 운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대뜸 운전을 시작하려니 정말 걱정부터 앞섰다.
학원에 오자마자 운전대를 잡으라뇨ㅠ
그렇지만 선생님을 따라서 천천히 하다 보니 나는 어느새 눈치 없이(?) 운전을 재미있어 하고 있었다. 

그 덕일까,,
앞날을 모르고 나는 첫 날의 기능교육은 생각보다 괜찮다고(?) 느꼈다.

이 정도는 합격하겠다 싶은 자만심 + 내가 아주 엉망은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의 콜라보레이션였달까.
착각에 빠진 것도 모르고 나는 다음 날 행복하게 교육을 왔다가 거하게 뒷통수를 맞게된다.

 
첫날의 기능교육은 코스 소개 및 시험 항목 익히기기 중점이었다.

첫 수업 한시간 동안은 선생님이 먼저 시동부터 시작해서 코스를 천천히 돌면서 시범을 보여주고, 실제 시험의 루트를 눈에 익도록 도와주셨다.
또 내가 운전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천천히 가속, 신호 정지, 급정지, T자 주차 등에 대한 시험 팁,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 등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주셨다.

그리고 남은 두 시간 동안 폭풍처럼 부족한 부분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T자 주차를 연습했다.

조금 익숙해졌다고 생각이 되면 선생님은 내비게이션 시험 기기를 켜서 실제 시험처럼 자동차 내부의 내비게이션의 목소리가가 시키는 대로 길을 따라가도록, 연습시켰다.

처음에는 천천히 움직여서 시간 제한이 걸릴까 봐 무서웠는데, 시간은 괜한 걱정이었다.

여러 번 연습할 수록 시험에 주어진 시간은 넉넉하게 느껴졌다.
쨌든 첫 날에는 주요 코스를 익히고, T자 주차의 공식을 외우거 연습했다.

그러나 다음날 교육이 한시간 남았을 때에 비로소 알게된 나의 진짜 문제는 핸들이었다.
저주받은 나의 공긴지각력 덕분인지(?) 꽝이었다 아주.
첫 날은 처음이기도하고 미숙한 내 핸들링에 많이 불안했던 것인지 선생님이 핸들을 3시간의 교육을 마칠때까지 살짝 살딱 잡아주셔서 급 커브가 많은 장내 경로에서도 내가 운전을 잘하고 있다는 착각을 했었지만, 오늘 진정한 나의 핸들링 실력(?)을 알게되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기능시험의 경우 차에 선생님 없이 혼자 차에 앉아서네비게이션과(?) 시험을 본다.
따라서 오늘의 한 시간 교육동안 선생님이 되도록 도움을 주지 않으려 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엉망진창인 내 핸들링 실력(?)이 드러난 것이었다.

내가 차선을 이렇게 엉망으로 넘어들다니,,,

핸들은 길을 잃고 흔들흔들 난리였다.

시럼을 앞 둔 한시간의 기능 수업에서 나의 자신감은 모두 와장창 깨지고 말았다.

나만 핸들을 조종하는 것이 어려웠나.

 

급격한 커브가 많은 장내 시험장인 만큼 차선을 지켜서 운전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좌회전을 할 때 핸들을 얼마나 돌려야하는지, 전혀 거기에 대한 감이 없으니까 휙휙 급격하게 핸들을 휘저어대어 자꾸 차선을 밟아댔다.

더 큰 문제는 핸들에 집중을 하고, 차선을 밟지않기 위해 애를 쓰다 보니까 되레 이제껏 잘 해왔고, 틀린 적이 없었던 시험 항목들을 실수하기 일쑤였다.

좌측 깜빡이를 켜지 않고 출발한다거나, 자꾸 끄는 시점을 까먹어버린다거나.

조심조심 살살 돌리라고 하는데, 그러면 화단에 박을까봐 너무 걱정이 되고, 그러다보면 선생님의 애정섞인 폭풍 잔소리를 듣다가 식은 땀이 쫙 나면서 혼이 빠져나가기 일쑤였다. 

게다가 여전히 T자 주차는 할 때마다 간격이 달라졌다.
나는 단기간에 나아질 것 같지 않은 핸들은 일단 운에 맡기기로 했다.

그리곤 선생님한테 자신이 없으니 전체 연습 말고 T자 주차만 집중해서 연습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두 번 정도 연습을 한 후 T자 주차만 두 번 정도 추가로 연습할 수 있었다.
교육이 시간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선생님에게 이런 부분을 잘 모르겠으니까, 이런 부분을 더 연습하고 시험을 쳤으면 좋겠다고 요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에 도움을 얻기 위해서 연습을 하는 거니까, 부탁할 부분은 확실하게 부탁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불안한 마음에 여러 선생님에게 질문을 했지만, 핸들 같은 경우는 누구도 명확하게 답변을 주지 못했는데, '감'의 영역이라나 뭐라나,,

내가 많이 운전을 하면할 수록 나아지는 부분임을 알지만, 그래서 더 불안했다. 이제 내게 남은 것은 연습이 아닌 시험 뿐이었으니까

 

 

기능 시험의 코스에서 내가 자꾸 실수를 해서 주의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았다.

1. 모든 행동은 내비게이션 음성의 지시가 모두 끝난 후에 할 것

2. 기어 변속, 전조등 조작 (상향등, 하향등), 방향지시등 조작, 와이퍼 조작법 알 것

3. 시동을 켜고 출발하는 것 알 것

4. 출발 때는 좌회전 깜빡이 넣고 시작하고 삐- 소리가 나면 좌회전 깜빡이를 바로 끌 것

5. 가속 구간을 제외하고는 속도가 20을 넘지 않도록 주의할 것

6. 중앙선을 넘으면 실격이므로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할 것

7. T-자 주차 공식 기억할 것

  • 화단과 어깨선 맞추고 오른쪽으로 끝까지 핸들 돌린 후 어느 정도 바퀴가 일자가 되었다고 생각이 되면 핸들을 한 바퀴 반 풀고 직선으로 안쪽으로 진입하기.

  • 두 번째 노랑과 까만 연석 사이와 핸들 중앙을 맞춰서 들어가되 왼쪽 어깨와 화단이 맞춰질 정도만 진입하기.

  • 우측으로 반 바퀴 핸들을 돌리고 천천히 회전하면서 백미러 아래로 왼쪽 모서리가 보일 때까지 회전하기.

  • 왼쪽 모서리가 보이면 후진 기어로 바꾸고 왼편으로 핸들을 끝까지 돌린 후 천천히 후진하면서 바퀴가 일자가 되면 핸들을 한 바퀴 반 풀어주고 그대로 후진하기.

  • 띠리링, 하고 통과 음이 울린다면 잠시 주차 브레이크를 넣었다가 다시 풀고 기어를 드라이브로 바꾸고 문고리와 우측 연석이 평행이 될 때까지 직진하기.

  • 우측으로 끝까지 핸들을 돌리고 그대로 천천히 나가면 끝.

 

 

 

 

한 시간의 수업이 끝나고, 한 시간 정도 시험을 기다려야 했다. 

경찰청 지시사항으로 인해 기능시험 및 도로주행시험의 교육시간이 종료 후 1시간이 경과된 후 시험을 실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간 동안의 연습 후 핸들 때문에 매우 혼이 빠진 나였지만, 계속 머릿속으로 기능 시험의 루트를 되새겼다. 

핸들은 어떻게 하는지 마음속으로 주행을 했다,,

 

 

11시가 조금 넘으면 사무실 앞의 대기실에 가서 대기하게 된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너무 추웠다. 

시험 직전의 한 시간의 기능 수업시간 동안, 온통 실수만 했었기 때문에 시험 전에 너무 초조하고 불안해서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다. 초조해서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왔다 갔다,, 배회했달까.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었기 때문에 기능 시험 채점기준을 보면서 기억해야 할 부분을 되새겼던 것 같다.

시험 전에 가장 불안했던 것은 역시나 차선을 밟지 않는지에 대한 여부였는데, 바로 실격이었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이 직접 도로에 나가서 실제로 선을 밟는지 확인하기 때문에 매우 긴장을 하면서 시험을 기다렸다.

 

 

 

순서를 기다리면서 마침내, 내 차례가 되었고 걱정과는 달리 모든 항목들을 침착하게 잘 끝낼 수 있었다. 

속도가 조금 느리긴 했지만 충분히 시간 내에 들어왔고 100점으로 통과했다. 

도로주행을 끝낸 지금은 기능시험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느껴지지만, 그때는 얼마나 오들오들 떨었는지 모른다.

다행히 합격했다!

 

합격 후 배가 너무 고파서 허겁지겁 라면을 먹으러 갔다.

배가 얼마나 고프던지 

온몸에 힘을 써서 그런지 모든 기운을 소진한 느낌이었다.

바로 엄마한테 전화해서 합격했다고 자랑을 잔뜩 했다.

이제 남은 것은 도로주행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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